송승찬
2018-09-09
조회수 1838

어렸을 때는 게임을 좋아하던 편이었어요. 9살 때 처음으로 접하게 된 컴퓨터에는 킹오브 파이터즈 98이 있었고, 

캐릭터들의 현란한 발기술과 손기술에 부모님 몰래 밤을 새우고 게임을 하기도 했었습니다.나의 숙련된 기술로 상대를 때려눕히고 이기는 순간이

짜릿해서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그 후에는 스타크래프트, 피파 온라인 등 상대와 무언가를 겨루는 게임을 주로 하게 되었고 그 역시도 재미있게 했습니다.

질 때가 더 많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한 번씩 후련하게 이기곤 했거든요.

시간이 흐르면서 컴퓨터 속 세계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고등학교 때는 대학입시  혹은 다른 학교와의 축구시합

대학생이 되어서는 더 높은 학점과 영어점수 혹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 수많은 것들.그런데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도 없더라구요.

좌절하고 좌절하고 그럴때마다 친구들과 피시방으로 몰려가 게임을 하곤 했던 기억이 나요.

왜 꼭 그럴때만 게임이 생각났을까.지금은 알 것 같아요.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으니까.

 손가락만 누르면 내가 원하던 결과에 쉽게 쉽게 빨리빨리 가까워지는 게 보이고 실제로 이뤄지니깐.그게 비록 가상현실이었더라도 말이죠.

그러면서 깨닫게 되었어요.언제나 남들에게 잘 보이는 것을 하기에만 급급하고 무언가를 진득하게 쌓아가려는 노력은 점점 외면해왔다는 걸요.

그래서 내 앞에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언제나 회피하고 돌아가려 했던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이게 어느 순간 내 삶의 방식이 되어있다는 걸 안 순간은 

너무나 슬펐어요.밤이라 그런가,글이 슬퍼지는 느낌이라 걱정이 되지만 이제는 게임 레벨업 하듯이 조금은 더 진득하게 내 삶을 기다려주고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2013년에 아파트게임이라는 책을 접하고, 최근에 다시 보게 되어서 생각난 게 아파트였는데 아파트에 대해서는 얘기할 지식이 부족해서 이렇게나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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