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공유]인생 2회차 댕댕이 구름이에 관한 고찰

박시혜 Shey
2018-09-30
조회수 1416

추석을 맞이해 고향에 다녀왔다.

회사에서 준 단비같은 하루의 휴일과 금요일연차를 붙여

일주일 내내 내가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반려견 구름이와 시간을 보내게되었다.

우리집 막내 및 귀요미를 담당하고 있는 구름이는 이제 2살이 된 아기 강아지이다. 몸집도 작고 얼굴도 작고 바라보고 있으면 새하얀 천사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정말 깜찍하다. 

강아지를 못 만지는 엄마에게 동생은 무려 일년동안 구름이의 존재를 숨겼고 그 좁은 자취방에서 외로이(?) 구름이를 키웠다. 혹시나 “내다 버리라!” 라고 할까봐 말도 못하고 갖은 핑계를 대며 엄마의 방문을 필사적으로 막기도 했다. 하지만 구름이는 살아가는 법을 아주 잘 아는 강아지였다. 엄마만 오면 전력질주로 달려가 앞발을 들고 격하게 반기며 배를 까뒤집으며 애교를 부리니 엄마의 마음은 어느 새 눈녹듯 녹아버렸고.. 이제는 우리도 자주 못먹는 소고기를 구름이간식으로 빼놓으시는 최고의 사랑을 보여주고 계신다. 

아직 두 살밖에 안된 강아지인데 구름이를 보면 가끔 인생 2회차를 살고 있는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잘때 내 다리 위에 본인 앞발을 턱 올리는 모습이라던지 가끔 내가 놀고 싶어서 이리저리 귀찮게 굴면 한숨을 쉬면서 “에휴 그래 놀아주마”라는 표정을 짓는다던지 쇼파에 한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지긋이 티비를 볼때면 개와 사람의 중간 어딘가의 생명체를 보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특히 같은 강아지들에겐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으면서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쫓아가고 싶어하는 이 녀석을 볼때마다 본인이 사람이라 생각하는게 틀림없다고 확신하게 된다.

구름이를 부모님께 커밍아웃(?)한 후로 우리 가족은 더 자주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구름이 행동 하나하나에 웃을 일이 더 많아졌다.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는 표현이 딱일만큼 동생의 무모하고 용감한 결정덕분에 구름이는 우리 가족사진의 센터를 차지하는 아주 큰 존재가 되었다.

반려견을 키우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되면 나중에 주인이 죽어 하늘나라에 갔을 때 마중을 나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마중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까 구름이가 우리가족과 정말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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