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미 파랑새를 가지고 있다.

20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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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것이 파랑새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확인하다가 내가 4년 전에 올린 글을 보았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이면, 2013년이다.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난 지 2개월이 조금 못 지났을 시절. 한창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의욕으로 불타오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난 왜 이런 글을 썼을까? 


그 뒤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6년과 올해 초에 특히나 더욱더. 그리고 지난 4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나만의 답을 찾아 돌고 돌아 결국 이 답으로 다시 돌아왔다. 마치 파랑새 이야기처럼.


결국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지금 생각하면 파랑새는 내가 나만의 파랑새를 찾겠다며 나름의 안정된 생활을 박차고 나와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가지고 있었다. 단지 그것이 파랑새라는 확신이 없었을 뿐이다. 


누군가는 헛고생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고 다닌 그간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 내 손안에 있는 새가 "파랑새"라는 것은 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랑새의 비극은 그것이 생각보다 흔하고 뻔해 보인다는데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파랑새를 잡았음에도 이렇게 쉽게 파랑새가 잡힐 리가 없다며 또 다른 파랑새를 찾아 떠난다.



파랑새의 진실은 똑같아 보이는 파랑새가 사실은 모두 다르다는 데 있다. 


나의 파랑새와 당신의 파랑새는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새이다. '세상에는 수천수만의 여우가 있고 장미가 있지만, 어린 왕자와 만난 여우와 장미는 세상에서 오직 단 하나뿐이다.'라고 일찍이 생떽쥐베리가 동화 "어린 왕자"에서 밝혀 놓은 바와 같다.



당신에게 있는 파랑새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파랑새이다. 


다른 사람들의 파랑새가 더 멋져 보인다고 그걸 버리고 다른 파랑새를 찾아 헤매지 마라. 당신이 잡은 그 파랑새를 다른 이들이 부러워할 만큼 멋지게 키워라. 


어쩌면 그게 파랑새 이야기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일 수도 있다.


2017년 8월 29일 오전 11시,

어느 날의 생각.

: Rick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