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잘 씻어라. 할머니가 늘 하는 말이잖니.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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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만난 적 없는 누군가의 얼굴 |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여름까지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훨씬 더 길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내가 보기에 코로나19 상황은 일종의 시험대다.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모든 것이 좋고 잘 굴러갈 때는 숨어있어 잘 드러나지 않았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막연하게 동경했던 '유럽'과 '미국'의 서구권 나라들의 세련되었던 이미지도 이번 상황에서의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테러, 화장지 사재기, 국경 및 지역 폐쇄, 의료 시스템 문제 등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일본'이라는 이미지 역시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로 이미 진작에 깨진 지 오래지만,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나마 남아있던 좋았던 이미지들마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까지 된다.


요즘 이런 민낯을 드러내는 것은 국가만이 아니다.


종교(신천지, 개신교, 카톨릭, 불교)가 그렇고,

조직(지자체, 정부, 협회, 정당 등)이 그렇고,

또한 사람이 그렇다.


어떤 사람의 진면목을 보려면 가장 어려운 순간에 그가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는지를 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은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손 잘 씻어라. 할머니가 늘 하는 말이잖니. 그래서, 손 씻었니?"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탈리아 할머니의 코로나 극복법’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을 보았다.


짧은 영상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만 하시고 계셨다. 마치 진짜 할머니께서 하시는 애정 어린 잔소리처럼.


이탈리아 할머니 / 2020.0318ⓒRickkim


"기침할 때는 팔꿈치 안쪽에 해라. 꼭 코로나 때문이 아니야. 그게 매너란다."
"이제 당분간 ‘포옹과 키스’는 안된다. 대신 ‘윙크’로 하자꾸나."
"코로나로 인한 인종차별은 절대 안 된다. 명심해라. 코로나는 결국 사라질 것이지만, 차별은 영원히 남는다. 차별에는 치료제가 없단다."


현재 가장 상황이 심각한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서 전하는 멋진 할머니의 멋진 조언. 


마지막에 살짝 울먹거리시면서 코를 풀고 싶은데 풀 수가 없다며 너털웃음을 지으시는 모습까지 뭉클했다. 3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충분히 느껴지는 따뜻함을 가지신 할머니의 얼굴이 한동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부디 큰일 없이 이 상황을 잘 넘기시길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
2020년 3월 18일
#릭의그림
#릭의어느날의생각

   


내가 봤던 할머니의 유쾌한 '코로나 극복법'. 아직 안 본 분들은 꼭 보시길.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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