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FT 바깥에 있다가 최근 NFT를 시작한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NFT
(이 글은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블로그에 필진으로 요청받아 올릴 글을 위한 초안을 옮긴 것입니다.)
" 뭐라구요? 아니, 작가님...
작년이면 모를까...
요즘 같을 때 누가 NFT를 해요? "
최근 미뤄뒀던 내 NFT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에 내 주변 지인이 놀라며 한 말이다. 뭐... 무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NFT를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난 5월 한창 시끄러웠던 '루나-테라' 사건이나, 최근에 터진 'FTX 파산' 사건까지. 기존 언론에서 연달아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니, NFT를 비롯한 코인이나 가상자산 등의 블록체인 쪽은 그냥 다 같이 싸잡아 믿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 역시 2020년 코인 붐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시절 한때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 내가 'NFT'를, 그것도 한창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기존에 있던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지금' NFT를 시작하려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릭킴, 소개
우선, 나를 소개한다.
나는 '릭킴(Rick 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2016년 마주하다 개인전, 클로징 파티 / 서울NPO지원센터
2019 PROJECT FACE DRAWING 프로세스를 위한 그림
2013년 초, Facebook을 비롯한 SNS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내 주변의 평범한 얼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PROJECT FACE DRAWING'이라는 팝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로 데뷔한 뒤, 여러 개인전과 그룹전을 비롯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내가 NFT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1년 초였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기술의 개념은 2020년 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 알고 있었으나, 그때 코인의 이미지가 워낙에 강한 탓인지 이 기술에 대한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그랬던 나를 확 바꿔 놓은 것이 바로 NFT다.
내가 이해하는 NFT는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어떤 디지털 콘텐츠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대체 불가능한(non-fungible)' '토큰(token)'을 붙여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당시 일반적인 붓과 도료를 사용한 물리적인 페인팅보다는 디지털 원작의 작업을 주로 하는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디지털 작품은 그 희귀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사진이나 판화처럼 캔버스나 페이퍼로 출력한 디지털 판화에 대해 리미티드 에디션 넘버를 붙여 보기도 하고 별도 인증서를 첨부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도 결국은 원작이 아닌 작품의 사본을 가지고 살짝 억지스럽게 희귀성을 부여하는 느낌이라 뭔가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랬던 나에게 디지털 원본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이라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내 작업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로서 NFT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계기로 블록체인을 비롯한 Web3 세계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은 관찰자로서 기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그동안 NFT 세계에서 벌어진 일
작년 한 해 동안은 여러 가지 면에서 NFT 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았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치는 2020년에 이어 2021년도 계속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었던 상황이 계속 되던 날. 누구나 아는 바로 그 일이 일어난다.
비플(Beeple)
'매일: 첫 500일' 작품 중 일부 / 비플(Beeple)
693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785억 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으로 '비플(Beeple)'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의 '매일: 첫 5000일' 이라는 NFT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것이다.
이 소식은 즉시 전 세계의 핫뉴스가 되었고, 그것을 본 많은 전 세계의 작가들은 NFT라고 하는 새로운 신천지로 골드러시처럼 몰려갔다.
이때의 NFT ART 씬은 비플과 같은 일러스트 기반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나와 같이 기존에 디지털 작업을 하던 작가들에게 있어선 하나의 돌파구처럼 보였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때를 본격적인 NFT 시장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으며, 나 역시 그에 동의한다.
클럽하우스(Clubhouse)
또 한 가지 추가적인 요소로, 때마침 이때 또 하나의 새로운 소셜서비스가 기존 작가들의 NFT로의 진입을 더 가속화시킨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비슷한 시기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끌었던 개방형 음성 SNS 서비스 '클럽하우스(Clubhouse)'다.
본래 서로 흩어져서 각자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회화작가, 디자이너 등의 시각 예술가들이 '클럽하우스'라는 비대면 가상공간에 모여 각자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때 누군가가 최신 트렌드였던 NFT를 소개했고, 미리 앞서 사전 지식이 있던 또 다른 누군가가 실제 자신의 디지털 작품을 실제 어떻게 NFT로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지를 안내했다.
한국에서도 바로 그렇게 '클하NFT'라고 하는 NFT를 하는 작가들의 모임(커뮤니티)이 생겼으며, 그 뒤로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파생되었다. 그리고 그때 맨 처음 뛰어든 이들이 현재 한국의 1세대 NFT 작가들로 성장하여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 커뮤니티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NFT로 만들어 '오픈씨(Opensea, NFT마켓플레이스)'에 한창 올리며, 실제 판매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NFT가 기존 일부 갤러리들이나 부유층 위주의 좁은 예술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을 무렵, 갑자기 느닷없이 원숭이들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BAYC
BAYC(The Bored Ape Yacht Club) 컬렉션 중 일부 / 오픈씨(Opensea)
BAYC는 The Bored Ape Yacht Club라는 뜻 그대로 가상자산으로 너무 많은 돈을 벌어 모든 것이 따분해진 원숭이들의 요트 모임이라는 세계관으로 10,000개가 제작된 PFP(Profile Picture) NFT 컬렉션이다.
이전에도 2017년 제작된 최초의 NFT이자 PFP인 '크립토펑크(CryptoPunks)'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NFT ART 씬에 AI 제너레이터 방식으로 제작되는 PFP를 주류 흐름으로 가져온 것은 BAYC가 포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비플의 성공을 보고 수많은 작가들이 NFT 씬에 뛰어든 것처럼, 이번에는 BAYC의 거대한 성공을 보고 작가뿐만 아니라, 개발자, 사업가, 기획자, 커뮤니티 운영자 등의 보다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이 씬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국내외적으로 그들이 팀을 구성하여 내놓은 수많은 PFP 프로젝트들이 생겨났다. 현재도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 랭킹에서 상위는 대부분 PFP 작품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현재 NFT 쪽에서는 누가 뭐래도 이쪽이 주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PFP 컬렉션이 오픈하면 사람들이 달려가서 일단 사둘만큼 활황을 이뤘다. 사면 무조건 오른다. 2, 3배는 기본. 10배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는 NFT 작품들을 보고, NFT 투자라는 말이 생길 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자금의 유입은 정점을 이뤘다.
전량 판매가 완료되고 난 후 본인들이 약속한 로드맵을 지키지 않고 갑자기 잠수를 타는 '러그풀(Rug Pull)',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보낸 것처럼 꾸민 메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상대방의 자산을 털어가는 '피싱(phishing)', 그럴듯한 로드맵으로 계획으로 사람들을 현혹해서 자신들의 NFT를 사게 하는 '스캠(scam)' 등 많은 사건 사고들이 난무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NFT나 코인 등의 가상자산의 가격도 점차 빠져가며 앞으로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흘러가던 2022년 5월, 드디어 그 사건이 터진다.
달, 지구, 충돌.
테라, 시총 10위에서 제로까지 단 7일… 복기를 위한 기록과 질문 / 블록미디어 기사에서 발췌
젊은 천재 개발자, 거침없는 입담으로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칭송받던 'Do Kwon(권도형)'이 만들어 한 때 전 세계 코인 시총 10위 안에 들었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단 일주일 만에 파산한 것이다. 그 대상이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국내에서도 꽤 오래 각종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뤘으며, 일부 방송국은 발 빠르게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 내보냈다.
Do Kwon(권도형), 그가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외부 세력에 의한 의도적 공격과 그로 인한 파산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때를 기점으로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 180도 급변했다는 사실이다.
트렌드세터(trend-setter)에서 사기꾼으로
블록체인의 기술들은 특별히 이쪽에 관심이 있어 따로 챙겨 공부하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에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코로나 시기 워낙 단시간에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미디어에서 단편적으로 많이 다뤄졌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NFT도 뭔가 많이는 들어봤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하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바뀌었다.
루나-테라 사건 이전에는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을 하는 사람들을 무언가 앞서가는 사람들, 일종의 트렌드세터(trend-setter)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 씬에 들어오기 앞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경우도 많았다. (나 역시 그들 중에 하나였다.)
그랬던 반쯤은 긍정적이었던 시각이 루나-테라 사건 이후로는 단박에 이렇게 바뀌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이상하더라.
NFT 역시 주변을 기웃거리며 호기심 어렸던 혹은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던 수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기점으로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플레이어나 콜렉터로서 이 씬에서 활약할 수 있던 잠재적 참여자였기에 매우 아쉬운 지점이다.
가상 자산의 가치 역시 크게 떨어졌다.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도 올 8월 기준, 한창때에 비해 99% 감소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NFT 작품의 가치는 크게 하락했고, 작품의 가치 기준이 되는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도 같은 기간 비슷하게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그것까지 고려하면 폭락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작년에 NFT 시장에 들어왔던 기존의 플레이어들 - 작가나 콜렉터도 상당수가 이미 이 씬을 떠났고, 떠나갈 예정이다.
여기까지 죽 내 이야기를 따라온 당신이라면, 너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 NFT인가?
그렇다. 대체 왜? 기존에 이 씬에 있었던 작가들도 떠나는 지금에 와서 굳이 NFT 작업을 하려고 하는가?
내가 작가로서 작년이 아닌 '지금' 'NFT'로 내 작업을 해보려는 이유는 바로 지금이 NFT로 작업을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불필요한 잡음이 없다.
작년은 앞서 간략하게 이야기한 것처럼 작품으로서의 가치보다는 투자로의 가치를 보고 NFT 씬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
마켓에 작품이 올라왔을 때, 빨리 사야 남들보다 싸게 사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르면 판다. 와 같은 작년과 같은 상황에서는 작품이나 작가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투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콜렉터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를 비롯한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특히 PFP의 경우 처음에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거금이 턱 하니 선금으로 주어지니 자연스레 딴마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때, NFT의 약자가 'Non-Fungible Token'이 아니라 'N-너에게 F-팔고 T-튄다'라는 우스개 말이 유행했을 정도이니 당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NFT 작품을 구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러그풀(Rug Pull)', '피싱(phishing)', '스캠(scam)' 등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현재는 그런 마음으로 NFT를 구입했던 그런 잡음들이 사라진 상태다.
창작자 입장에서 이때 진정성 있는 작품을 NFT 마켓에서 선보인다거나, 의미 있는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를 PFP로 시작하는 것은 자신이 만든 것들의 진짜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콜렉터 입장에서도 현 상황에서 자신의 작업물을 NFT로 선보이는 창작자나 창작 그룹은 아직 이 씬에 대한 믿음이 있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변이 조용할 때 진짜 대화를 할 수 있는 법이다.
2. 플레이어가 적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NFT 캠프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알게 된 Web3 -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을 통틀어 부르는 말 - 쪽의 현업자들과 이 시장이 작다고 한탄 섞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작가님, 한국에서 실제 이 씬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합쳐서 몇 명이나 될 것 같아요?"
"글쎄요?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적게 잡아서 한 1만 명?"
"네? 너무 많아요. 전 진짜 활동하는 사람들은 500명 이하로 봅니다.
Web3 관련 행사 가면 정말 봤던 사람 또 보고 또 보고 그래요.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연결될 걸요?"
실제로 나도 짧게나마 관찰자에서 실제 플레이어로 돌아다녀보니 내 예상보다 시장이 훨씬 좁다고 느꼈다. 특히나 한국은 더 그렇다. 작년과 같은 잡음이 없어졌다는 말은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이고, 조용하다는 의미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는 죽은 시장이며, 여기에서는 유의미한 수익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시점을 바꿔보자.
이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없어지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미래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현재 플레이어가 적은 이 상황은 정말 엄청난 장점일 수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플레이어)의 숫자가 적은 상황에서는 조금만 괜찮은 것을 만들어 내도 바로 눈에 띌 수 있으며, 신뢰를 쌓기 좋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닷컴 버블 상황을 거치며 인정받았고, 거래소를 비롯한 Web3의 많은 서비스들도 2017년 크립토 겨울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창작자의 입장에서 많은 점을 시사한다.
시끄러운 클럽에서는 아무리 크게 떠들어도 다들 신경도 쓰지 않지만, 조용한 카페에서는 조금 큰 대화 소리로도 바로 주목받을 수 있는 것과 같다.
3. NFT로 밖에 하지 못하는 실험을 값싸게 해 볼 수 있다.
이 씬에서 현업으로 활동 중인 작가님에게 작년 NFT 시장이 활황이었을 때는 자기 작품을 '오픈씨(Opensea)'에 올릴 때, 비쌀 때는 가스피로 개당 1, 20만 원은 우습게 들었고, 그마저도 실수로 날려먹은 적이 많다는 말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려고 나오면 도로가 붐비는 것처럼, NFT 작품을 올릴 때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이더리움 체인의 경우 같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래를 하려고 몰리면 수수료 개념의 가스피가 엄청나게 비싸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10월 29일에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가스피가 8 gwei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gwei는 '달러'처럼 가스피의 가격 표기이다. 이게 얼마나 싼 거냐고? 20 gwei는 0.00000002 ETH 다. 지금(22.11.25 pm18:04) 기준으로 업비트(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 이더(ETH)가 162만 원을 조금 넘으니 이 가스피가 얼마나 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작년이 어린이날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놀이동산에서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려면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겨우 5분 타고 내려와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그 놀이동산이 텅텅 비어있어서 내가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고 또 타고 실컷 탈 수 있는 상황이다. 신나지 않은가?
.
.
.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쓰고 보니 이 글을 맨 처음에 깜짝 놀라며, 왜 지금 NFT를 하냐고 말리던, 그 지인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 제가 왜 지금 NFT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래서 그래요. 이제 아시겠죠? "
이렇게 말하면,
그가 혹시 이렇게 대답하며 납득하지 않을까?
" 아하~ 작가님이 그래서 지금
NFT를 하시려고 하시는 거군요? "
"네, 그래서 '지금' 'NFT로'
작업 한 번 해보려고요.(웃음)"
Project Face Drwing No.175 / 2017.2 / 릭킴 Rick Kim
:
2022년 11월 25일 저녁, 집 근처 자주 가는 카페에서 씀.
2023년 4월 16일 밤, 홈페이지에 옮김
| NFT 바깥에 있다가 최근 NFT를 시작한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NFT
(이 글은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블로그에 필진으로 요청받아 올릴 글을 위한 초안을 옮긴 것입니다.)
" 뭐라구요? 아니, 작가님...
작년이면 모를까...
요즘 같을 때 누가 NFT를 해요? "
최근 미뤄뒀던 내 NFT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에 내 주변 지인이 놀라며 한 말이다. 뭐... 무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NFT를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난 5월 한창 시끄러웠던 '루나-테라' 사건이나, 최근에 터진 'FTX 파산' 사건까지. 기존 언론에서 연달아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니, NFT를 비롯한 코인이나 가상자산 등의 블록체인 쪽은 그냥 다 같이 싸잡아 믿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나 역시 2020년 코인 붐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시절 한때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 내가 'NFT'를, 그것도 한창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기존에 있던 사람들도 빠져나가는 '지금' NFT를 시작하려는 이유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릭킴, 소개
우선, 나를 소개한다.
나는 '릭킴(Rick 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2013년 초, Facebook을 비롯한 SNS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내 주변의 평범한 얼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PROJECT FACE DRAWING'이라는 팝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로 데뷔한 뒤, 여러 개인전과 그룹전을 비롯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내가 NFT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1년 초였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기술의 개념은 2020년 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 알고 있었으나, 그때 코인의 이미지가 워낙에 강한 탓인지 이 기술에 대한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그랬던 나를 확 바꿔 놓은 것이 바로 NFT다.
내가 이해하는 NFT는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어떤 디지털 콘텐츠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대체 불가능한(non-fungible)' '토큰(token)'을 붙여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당시 일반적인 붓과 도료를 사용한 물리적인 페인팅보다는 디지털 원작의 작업을 주로 하는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디지털 작품은 그 희귀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사진이나 판화처럼 캔버스나 페이퍼로 출력한 디지털 판화에 대해 리미티드 에디션 넘버를 붙여 보기도 하고 별도 인증서를 첨부하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도 결국은 원작이 아닌 작품의 사본을 가지고 살짝 억지스럽게 희귀성을 부여하는 느낌이라 뭔가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랬던 나에게 디지털 원본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이라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내 작업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로서 NFT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계기로 블록체인을 비롯한 Web3 세계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은 관찰자로서 기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그동안 NFT 세계에서 벌어진 일
작년 한 해 동안은 여러 가지 면에서 NFT 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는 정말 꿈같았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치는 2020년에 이어 2021년도 계속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었던 상황이 계속 되던 날. 누구나 아는 바로 그 일이 일어난다.
비플(Beeple)
6930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785억 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으로 '비플(Beeple)'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의 '매일: 첫 5000일' 이라는 NFT 작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것이다.
이 소식은 즉시 전 세계의 핫뉴스가 되었고, 그것을 본 많은 전 세계의 작가들은 NFT라고 하는 새로운 신천지로 골드러시처럼 몰려갔다.
이때의 NFT ART 씬은 비플과 같은 일러스트 기반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나와 같이 기존에 디지털 작업을 하던 작가들에게 있어선 하나의 돌파구처럼 보였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때를 본격적인 NFT 시장의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으며, 나 역시 그에 동의한다.
클럽하우스(Clubhouse)
또 한 가지 추가적인 요소로, 때마침 이때 또 하나의 새로운 소셜서비스가 기존 작가들의 NFT로의 진입을 더 가속화시킨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비슷한 시기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끌었던 개방형 음성 SNS 서비스 '클럽하우스(Clubhouse)'다.
본래 서로 흩어져서 각자 작업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회화작가, 디자이너 등의 시각 예술가들이 '클럽하우스'라는 비대면 가상공간에 모여 각자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때 누군가가 최신 트렌드였던 NFT를 소개했고, 미리 앞서 사전 지식이 있던 또 다른 누군가가 실제 자신의 디지털 작품을 실제 어떻게 NFT로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지를 안내했다.
한국에서도 바로 그렇게 '클하NFT'라고 하는 NFT를 하는 작가들의 모임(커뮤니티)이 생겼으며, 그 뒤로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파생되었다. 그리고 그때 맨 처음 뛰어든 이들이 현재 한국의 1세대 NFT 작가들로 성장하여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 커뮤니티에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NFT로 만들어 '오픈씨(Opensea, NFT마켓플레이스)'에 한창 올리며, 실제 판매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NFT가 기존 일부 갤러리들이나 부유층 위주의 좁은 예술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을 무렵, 갑자기 느닷없이 원숭이들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BAYC
BAYC는 The Bored Ape Yacht Club라는 뜻 그대로 가상자산으로 너무 많은 돈을 벌어 모든 것이 따분해진 원숭이들의 요트 모임이라는 세계관으로 10,000개가 제작된 PFP(Profile Picture) NFT 컬렉션이다.
이전에도 2017년 제작된 최초의 NFT이자 PFP인 '크립토펑크(CryptoPunks)'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NFT ART 씬에 AI 제너레이터 방식으로 제작되는 PFP를 주류 흐름으로 가져온 것은 BAYC가 포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비플의 성공을 보고 수많은 작가들이 NFT 씬에 뛰어든 것처럼, 이번에는 BAYC의 거대한 성공을 보고 작가뿐만 아니라, 개발자, 사업가, 기획자, 커뮤니티 운영자 등의 보다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이 이 씬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국내외적으로 그들이 팀을 구성하여 내놓은 수많은 PFP 프로젝트들이 생겨났다. 현재도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 랭킹에서 상위는 대부분 PFP 작품이 차지하고 있을 만큼, 현재 NFT 쪽에서는 누가 뭐래도 이쪽이 주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PFP 컬렉션이 오픈하면 사람들이 달려가서 일단 사둘만큼 활황을 이뤘다. 사면 무조건 오른다. 2, 3배는 기본. 10배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는 NFT 작품들을 보고, NFT 투자라는 말이 생길 만큼 사람들의 관심과 자금의 유입은 정점을 이뤘다.
전량 판매가 완료되고 난 후 본인들이 약속한 로드맵을 지키지 않고 갑자기 잠수를 타는 '러그풀(Rug Pull)',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보낸 것처럼 꾸민 메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상대방의 자산을 털어가는 '피싱(phishing)', 그럴듯한 로드맵으로 계획으로 사람들을 현혹해서 자신들의 NFT를 사게 하는 '스캠(scam)' 등 많은 사건 사고들이 난무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NFT나 코인 등의 가상자산의 가격도 점차 빠져가며 앞으로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흘러가던 2022년 5월, 드디어 그 사건이 터진다.
달, 지구, 충돌.
젊은 천재 개발자, 거침없는 입담으로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칭송받던 'Do Kwon(권도형)'이 만들어 한 때 전 세계 코인 시총 10위 안에 들었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단 일주일 만에 파산한 것이다. 그 대상이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국내에서도 꽤 오래 각종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뤘으며, 일부 방송국은 발 빠르게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 내보냈다.
Do Kwon(권도형), 그가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외부 세력에 의한 의도적 공격과 그로 인한 파산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때를 기점으로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 180도 급변했다는 사실이다.
트렌드세터(trend-setter)에서 사기꾼으로
블록체인의 기술들은 특별히 이쪽에 관심이 있어 따로 챙겨 공부하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에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코로나 시기 워낙 단시간에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미디어에서 단편적으로 많이 다뤄졌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NFT도 뭔가 많이는 들어봤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하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바뀌었다.
루나-테라 사건 이전에는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을 하는 사람들을 무언가 앞서가는 사람들, 일종의 트렌드세터(trend-setter)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 씬에 들어오기 앞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경우도 많았다. (나 역시 그들 중에 하나였다.)
그랬던 반쯤은 긍정적이었던 시각이 루나-테라 사건 이후로는 단박에 이렇게 바뀌었다.
내,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이상하더라.
NFT 역시 주변을 기웃거리며 호기심 어렸던 혹은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던 수많은 사람들은 이 사건을 기점으로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플레이어나 콜렉터로서 이 씬에서 활약할 수 있던 잠재적 참여자였기에 매우 아쉬운 지점이다.
가상 자산의 가치 역시 크게 떨어졌다. '오픈씨(Opensea)'의 거래량도 올 8월 기준, 한창때에 비해 99% 감소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NFT 작품의 가치는 크게 하락했고, 작품의 가치 기준이 되는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화폐도 같은 기간 비슷하게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그것까지 고려하면 폭락이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작년에 NFT 시장에 들어왔던 기존의 플레이어들 - 작가나 콜렉터도 상당수가 이미 이 씬을 떠났고, 떠나갈 예정이다.
여기까지 죽 내 이야기를 따라온 당신이라면, 너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왜? 지금? NFT인가?
그렇다. 대체 왜? 기존에 이 씬에 있었던 작가들도 떠나는 지금에 와서 굳이 NFT 작업을 하려고 하는가?
내가 작가로서 작년이 아닌 '지금' 'NFT'로 내 작업을 해보려는 이유는 바로 지금이 NFT로 작업을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불필요한 잡음이 없다.
작년은 앞서 간략하게 이야기한 것처럼 작품으로서의 가치보다는 투자로의 가치를 보고 NFT 씬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
마켓에 작품이 올라왔을 때, 빨리 사야 남들보다 싸게 사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오르면 판다. 와 같은 작년과 같은 상황에서는 작품이나 작가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투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콜렉터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를 비롯한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특히 PFP의 경우 처음에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거금이 턱 하니 선금으로 주어지니 자연스레 딴마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때, NFT의 약자가 'Non-Fungible Token'이 아니라 'N-너에게 F-팔고 T-튄다'라는 우스개 말이 유행했을 정도이니 당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NFT 작품을 구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러그풀(Rug Pull)', '피싱(phishing)', '스캠(scam)' 등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현재는 그런 마음으로 NFT를 구입했던 그런 잡음들이 사라진 상태다.
창작자 입장에서 이때 진정성 있는 작품을 NFT 마켓에서 선보인다거나, 의미 있는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를 PFP로 시작하는 것은 자신이 만든 것들의 진짜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콜렉터 입장에서도 현 상황에서 자신의 작업물을 NFT로 선보이는 창작자나 창작 그룹은 아직 이 씬에 대한 믿음이 있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변이 조용할 때 진짜 대화를 할 수 있는 법이다.
2. 플레이어가 적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NFT 캠프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알게 된 Web3 -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을 통틀어 부르는 말 - 쪽의 현업자들과 이 시장이 작다고 한탄 섞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작가님, 한국에서 실제 이 씬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합쳐서 몇 명이나 될 것 같아요?"
"글쎄요?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적게 잡아서 한 1만 명?"
"네? 너무 많아요. 전 진짜 활동하는 사람들은 500명 이하로 봅니다.
Web3 관련 행사 가면 정말 봤던 사람 또 보고 또 보고 그래요.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연결될 걸요?"
실제로 나도 짧게나마 관찰자에서 실제 플레이어로 돌아다녀보니 내 예상보다 시장이 훨씬 좁다고 느꼈다. 특히나 한국은 더 그렇다. 작년과 같은 잡음이 없어졌다는 말은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이고, 조용하다는 의미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는 죽은 시장이며, 여기에서는 유의미한 수익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시점을 바꿔보자.
이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없어지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미래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현재 플레이어가 적은 이 상황은 정말 엄청난 장점일 수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플레이어)의 숫자가 적은 상황에서는 조금만 괜찮은 것을 만들어 내도 바로 눈에 띌 수 있으며, 신뢰를 쌓기 좋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닷컴 버블 상황을 거치며 인정받았고, 거래소를 비롯한 Web3의 많은 서비스들도 2017년 크립토 겨울 시기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창작자의 입장에서 많은 점을 시사한다.
시끄러운 클럽에서는 아무리 크게 떠들어도 다들 신경도 쓰지 않지만, 조용한 카페에서는 조금 큰 대화 소리로도 바로 주목받을 수 있는 것과 같다.
3. NFT로 밖에 하지 못하는 실험을 값싸게 해 볼 수 있다.
이 씬에서 현업으로 활동 중인 작가님에게 작년 NFT 시장이 활황이었을 때는 자기 작품을 '오픈씨(Opensea)'에 올릴 때, 비쌀 때는 가스피로 개당 1, 20만 원은 우습게 들었고, 그마저도 실수로 날려먹은 적이 많다는 말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려고 나오면 도로가 붐비는 것처럼, NFT 작품을 올릴 때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이더리움 체인의 경우 같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래를 하려고 몰리면 수수료 개념의 가스피가 엄청나게 비싸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10월 29일에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가스피가 8 gwei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gwei는 '달러'처럼 가스피의 가격 표기이다. 이게 얼마나 싼 거냐고? 20 gwei는 0.00000002 ETH 다. 지금(22.11.25 pm18:04) 기준으로 업비트(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 이더(ETH)가 162만 원을 조금 넘으니 이 가스피가 얼마나 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작년이 어린이날 사람들로 꽉꽉 들어찬 놀이동산에서 인기 있는 놀이기구를 타려면 한 시간 넘게 줄 서서 겨우 5분 타고 내려와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그 놀이동산이 텅텅 비어있어서 내가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타고 또 타고 실컷 탈 수 있는 상황이다. 신나지 않은가?
.
.
.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쓰고 보니 이 글을 맨 처음에 깜짝 놀라며, 왜 지금 NFT를 하냐고 말리던, 그 지인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 제가 왜 지금 NFT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래서 그래요. 이제 아시겠죠? "
이렇게 말하면,
그가 혹시 이렇게 대답하며 납득하지 않을까?
" 아하~ 작가님이 그래서 지금
NFT를 하시려고 하시는 거군요? "
"네, 그래서 '지금' 'NFT로'
작업 한 번 해보려고요.(웃음)"
:
2022년 11월 25일 저녁, 집 근처 자주 가는 카페에서 씀.
2023년 4월 16일 밤, 홈페이지에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