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0일, 100명으로 지금 서울의 얼굴을 기록합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은 2025년 9월 1일부터 100일 동안, 지금 서울을 살아가는 100명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리는 팝아트 아카이브 프로젝트입니다.
넘쳐나는 디지털 기록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을까요? '페이스 드로잉 서울'은 2025년 서울의 피상성에 저항하며, 한 사람의 삶을 깊이 있게 기록하는 예술적 여정을 목표로 합니다. 프로젝트의 탄생 이유와 철학, 그리고 당신을 향한 진지한 초대의 의미를 만나보세요.
서울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K-콘텐츠의 심장이자, 디지털 라이프가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는 도시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타임라인은 분초 단위로 생성되는 삶의 파편들로 채워지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방대한 개인 기록을 남기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의 폭발적인 양적 팽창은 기이한 역설을 동반합니다. 기록은 넘쳐나지만, 그 깊이는 점점 얕아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큐레이션한 피드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삶을 스쳐 지나갈 뿐, 그 안에 담긴 진정한 숨결을 느끼지 못합니다. 특히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전시해야 하는 서울의 사회적 압박은 디지털 기록의 피상성을 가속화합니다. ‘좋아요’의 숫자는 감정의 복잡성을 납작하게 누르고, 24시간 만에 휘발되는 ‘스토리’는 서사의 깊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보는 듯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은 바로 이 디지털 시대의 피상성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에 의도적으로 저항하는 행위이며, 얕고 넓은 기록의 홍수 속에서 깊고 진실한 개인의 서사를 구조하려는 예술적 시도입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의 핵심 미션은 명확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2025년 서울의 살아있는 현재’를 아카이빙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25년 9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100일간 서울의 다양한 얼굴 100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팝아트 그림과 인터뷰 영상, 그리고 아티클로 기록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역사란 위대한 인물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내는 모든 이들의 삶이 모여 완성되는 거대한 태피스트리(Tapestry)라는 믿음에 기반합니다. 우리는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경제 지표 너머, 신념을 가지고 꿈꾸고 창조하는 개개인의 미시적 연대기 속에 숨 쉬고 있는 진짜 역사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서울을 위한 ‘현대의 르네상스’를 기록한다는 비전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는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들을 떠올리지만, 그들 역시 당대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의 일상이 담긴 기록이 쌓여 후대에 전해졌고, 우리는 그 기록을 통해 시대를 넘어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배웁니다.
우리 시대에도 수많은 ‘현재의 거인들’이 존재합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이들의 지금을 포착하고 기록하려 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기록은 개인사를 넘어, 동시대의 자화상이자 미래 세대에게 전달될 소중한 타임캡슐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의 철학적 뿌리는 릭킴(Rick Kim) 작가의 첫 팝아트 프로젝트 ‘페이스 드로잉(2013~2019)’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얼굴을 그만의 선과 색으로 그려온 이 작업은, 작가에게 창작이 타인과 나를 잇는 소중한 ‘연결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수백 명의 얼굴을 기록하며 자연스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경험은, 작가의 예술적 호기심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습니다. 얼굴이라는 ‘창’을 통해 마음을 엿보는 것을 넘어, 이제 그 창을 활짝 열고 한 사람의 현재, 즉 ‘삶 전체’ 속으로 직접 들어가고 싶다는 열망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은 한순간의 표정을 담는 단순한 ‘초상화(Portrait)’를 넘어, 한 시대와 도시의 숨결을 담아내는 ‘연대기(Chronicle)’로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작가가 걸어온 예술적 탐구를 응축하고 승화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이 현대적 르네상스를 기록하기 위해, 우리는 르네상스 시대 최초의 미술사학자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바사리가 동시대 예술가들의 생애를 기록하여 르네상스 시대를 후대에 생생히 전했듯, 우리 또한 2025년 서울의 특별한 개인들을 기록하여 미래에 건네주고자 합니다.
이는 인터뷰 대상을 선정하는 행위가 단순한 섭외가 아니라, 가치 판단이 수반되는 ‘동시대적 중요성의 큐레이션’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의 참여 요청은 단순한 인터뷰 부탁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는 당신이 2025년, 다양성이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 믿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영감의 원천으로 보존하는 이 시대의 연대기에 정중히 모시고자 합니다”라는 존중을 담은 초대장입니다.
‘페이스 드로잉 서울’ 100일간의 대장정은 100명의 이야기가 담긴 하나의 살아있는 아카이브를 완성하며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서, 기록의 주인공들과 프로젝트를 응원해준 모든 분들을 한자리에 모시는 축제를 엽니다.
2025년 12월 초중순의 언젠가, 100명의 얼굴과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전시 파티가 열릴 예정입니다.
정확한 일시와 장소, 기간은 이 여정이 무르익을 때쯤 결정될 것입니다. 2025년 서울의 지금을 드러내는 멋진 기록이 완성되는 그날, 주인공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당신을 기쁘게 초대합니다.